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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향기 가득한 거문도 여행" _ 안은금주의 컬리너리 투어
    Media/레몬트리 컬리너리 투어 2016. 5. 3. 17:18

     봄향기 가득한 거문도 여행

     

    전남 여수시 녹동항에서 뱃길로 100km, 일렁이는 파도를 타고 3시간 남짓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거문도. 섬에 도착하니 살랑살랑 기분 좋은 봄바람에 쑥 향기가 실려왔다. 해풍 맞고 자란 쑥, 바다 향기 가득한 제철 해산물을 맛보고 온 거문도 여행.

     

     

     

     

     

     

     

    봄이 먼저 도착하는 곳, 거문도에 가다

    다도해의 최남단 섬인 거문도.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을 자랑하는 거문도는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청정 자연을 간직한 곳이다. 거문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자연산 쑥이 나는 곳이기도 한데, 보통 1월 초순부터 쑥이 자라기 시작해 3월 말까지 수확이 이루어진다. 약 43ha(13만평)에 이르는 밭에서 쑥이 자란다고 하니, 산과 집이 들어선 자리를 빼면 거문도 대부분이 쑥밭인 셈이다. 거문도 쑥은 뭍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청정 지역에서 자라는 데다 염분이 적당히 섞인 해풍을 오랫동안 머금어 향이 짙고 약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천일염을 간식처럼 먹고 자라는 것이니 뭍에서 나는 쑥보다 나트륨과 미네랄이 풍부한 것은 당연한 일. 우리나라에서 쑥이라 하면 거문도 쑥과 강화도 약쑥을 손에 꼽는데, 이 둘은 쑥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강화도 약쑥은 먹으면 혀끝에 쓴맛이 남을 만큼 맛과 향이 강해 대부분 약용으로 쓰는 반면, 거문도 쑥은 생으로 씹어 먹어도 좋을 만큼 부드러운 맛이 나서 대부분이 식용으로 쓰인다.

     

    해풍 맞고 자라는 야들야들 거문도 쑥

    거문도 쑥은 육지 쑥보다 생명력이 강하고 크기도 크다. 그렇다면 그만큼 억세야 할 터인데 오히려 잎은 야들야들 부드럽게 씹힌다 이에 더해 향이 진하기로 유명하지만, 입에 머금으면 오히려 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 그래서 거문도 쑥은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참 어렵다. 양립하는 두 가지 매력이 묘하게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맛이 좋은 만큼 캐기가 무섭게 '절찬리 판매'되는 품절 아이템이 되는데, 보통 2월까지 수확한 어린 쑥은 농협에서 전량 수매해 가락동시장으로 보내고, 육지에서도 쑥이 나기 시작하는 3월 즈음 수확한 어른 쑥은 영농조합에서 가져다가 쑥 가루, 쑥차 등의 가공품으로 만든다. 일부 어린 쑥은 얼려두고 판매하는데, 이 냉동 쑥은 방앗간에서 서로 사가려고 난리라 한다.

     

    맛 좋은 거문도의 별별 쑥 요리

    칼 한 자루 쥐고 가서 지천에 널린 쑥을 캐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쑥 농사가 뭐 어렵느냐, 노지에 내버려두면 아라서 자라는 게 쑥 아니냐"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이렇게 대단위 밭을 이루고 경작을 하려면 잡초도 제거해야 하고, 웃자란 것은 솎아주고, 모자란 곳엔 모종을 심는 등 바지런히 손을 놀려야 한다. 더욱이 거문도는 바닷바람이 직접 날아와 닿기 때문에 천으로 된 그물을 덮어놓는 것이 필수다. 그물은 바다의 짠물이 쑥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서 시드는 것을 방지하고 보온 효과를 낸다. 이렇게 농약 한 번 치지 않고 손으로 일일이 솎아가며 재배한 쑥은 별다른 재료를 넣지 않고 그저 살짝 데치거나 찌기만 해도 훌륭한 요리로 변신한다. 쑥의 고장인 만큼 거문도에는 쑥을 넣어 만든 다양한 요리가 있는데, 쑥에 밀가루를 넣고 뒤섞은 후 한 김 쪄내는 쑥버무리와 쑥에 찹쌀을 넣고 반죽해 만드는 쑥개떡, 그리고 멸치를 우려낸 국물에 조개와 쑥을 듬뿍 넣어 끓인 쑥국이 대표적인 거문도표 쑥 요리다. 쌀이 귀한 거문도에서는 연한 쑥을 밀가루와 뒤섞어 쑥버무리를 만드는데, 쑥 위에 얇은 밀가루옷만 살짝 입한 정도라 부드러운 맛이 나는 게 특징. 울퉁불퉁 못생긴 쑥개떡은 풍부한 쑥 향에 쫀득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바다를 머금은 제철 전복 구경

    거문도에서 해산물 구경을 하지 않고 돌아가면 섭섭하다. 청정 해역에서 잡아 올린 소라, 멍게, 해삼 등의 해산물은 싱싱한 바다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새선이 아닌 이런 해산물은 무엇을 먹고 자라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오염 없는 자연산 다시마와 바다이끼, 미역 등 청정 해조류를 먹고 자랐기 때문에 크기도 무척이나 크고 맛이 좋다. 특히 해수 온도가 10~12°C인 요맘때는 전복이 가장 야무지게 살이 차는 때다. 보통 양식장에서 자라는 전복은 2~3년 바짝 키워 바로 출하하기 때문에 크기가 작은 편인데, 해녀들이 건져 올린 자연산은 손바닥만큼 크고 쫀득쫀득 차진 식감을 자랑한다. 이런 자연산 전복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생산량의 1%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니, 명품 중의 명품 전복인 것. 이에 더해 해녀들의 물질을 구경하는 것도 거문도 바다를 구경하는 묘미다. 대부분이 거문도 토박이인 해녀들은 바다에 한 번 들어가면 기본 3시간은 물속에 머물며, 제집 마당 드나들듯 부지런히 자맥질해 해산물을 건져 올린다

     

     

    # 거문도 영농조합법인 사이트(http://gmdssuk.godo.co.kr/) 를 이용하면 해녀가 건져 올린 자연산 전복과 함께 해풍 맞고 자란 거문도 쑥과 쑥 가루, 냉동 쑥, 9번 덖어 만든 쑥차 등 거문도의 청정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다.

     

    # 농약 한번 치지 않고 100% 청정 자연에서 기르는 거문도 쑥.

     

     

    출처 : 레몬트리 2012년 3월호


    기획 - 오영제 기자

    사진 - 이과용(RAUM Studio)

    헤어&메이크업 - 티아라by박은경(02-517-5575)

    안은금주(식생활소통연구가) - 좋은 식재료가 나는 산지를 소개하고, 농장으로의 여행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빅팜'의 대표이자 한국 컬리너리 투어리즘협회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레몬트리는 그녀와 함께 건강하고 좋은 먹거리를 찾아 떠나는 식문화 여행, 컬리너리 투어를 선보인다.

     

     

     

     

    빅팜컴퍼니()

    www.big-farm.com /02-446-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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