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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밤바다를 깨우는 봄 멸치의 은빛 향연South Korea/Jeju 2025. 5. 19. 20:46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은빛 멸치 떼가 바다를 수놓을 때 미식가들이여~ 제주도로 봄의 맛을 마중하러 가자.사계절이 아름다운 섬 제주도, 그중에서도 빠르게 찾아온 봄을 느끼기에 제주도 만 한 곳이 없다. 공항에 도착하자 겨우내 추위에 떨었던 몸과 마음이 제주의 포근한 날씨에 사르르 풀렸다. 내륙에서는 동장군이 물러설 줄 모르는 시기지만 제주는 봄의 전령사가 마술을 부린 듯 봄바람 살랑살랑 불며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그리고 제주 바다의 봄 전령사가 있다. ‘멜’, 제주 멸치를 이르는 말로 봄이 되면 서귀포 앞바다엔 은빛 ‘멜’의 춤사위가 펼쳐진다. 남쪽 바닷가 사람들은 '봄 멸치 가을 전어'라고 했다. 특히 2월부터 4월에 잡히는 제주 봄 멸치는 마른 멸치 상품 중 단연 특 상품이다.멸치는 난류성 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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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풍쑥이 자라는 거문도의 봄South Korea/Jeollanam-do 2025. 5. 7. 12:03
봄이 먼저 도착하는 곳 살랑살랑 봄바람에 향긋한 쑥향이 코 끝에 닿는다.4월의 거문도는 바다의 푸름이 깊어지고 초록 쑥밭은 눈부시게 반짝인다.다도해 최남단, 여수에서 뱃길로 2시간 반. 여수시 삼산면은 ‘거문도’라 불린다. 동도 서도 고도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위에서 보면 말발굽 구조로 거대한 만 구조를 하고 있다. 서도 동도가 바람막이가 되어 안쪽은 잔잔한 호수 같다. 바다 깊이가 70~100미터에 이르는 둥근 형태의 만으로 한 때는 고기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한 곳이자 어업 전진기지였다. 어획량이 줄어들어 고깃배가 100척에서 30척으로 줄어든 지금은 해풍쑥이 거문도의 새로운 명물이 되었다. 거문도에 도착하면 에메랄드빛 푸른 바다와 함께 마치 초록 융단을 깔아놓은 듯 해풍쑥의 바다가 펼쳐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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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불어 좋은 하동, 광양, 순천에서 봄을 만끽하다. 3편South Korea/Jeollanam-do 2025. 4. 21. 15:26
하동에서 1시간 반 거리인 _여수 100리 섬섬길 드라이브 추천다도해의 섬을 드라이브할 수 있는 아름다운 바닷길. 여수 돌산도에서 고흥반도를 잇는 100리의 섬과 섬을 잇는 바닷길이 20년 2월 개통되어 오는 28년 11개의 다리로 완성된다. 2021년 4월 현재 여수와 고흥을 잇는 5대의 연륙교가 개통되어 조발도, 둔병도, 낭도, 적금도를 관통해 고흥으로 갈 수 있다. 배를 타고 다니던 다도해 섬을 드라이브하며 감상할 수 있게 된 것. 방풍이 자라는 둔병도22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로 특산품 방풍나물이 자라는 섬이다.풍을 막아주는 기특한 나물인 방풍. 특히 이 지역 섬방풍은 매서운 바닷바람 맞으며 자라 맛과 향이 옹골차다. 한 가마니 가득 담겨 출하되는 단가가 오만 원이라고 하니 이 맛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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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불어 좋은 하동, 광양, 구례, 순천에서 봄을 만끽하다. 2편South Korea/Gyeongsangbuk-do 2025. 4. 20. 23:52
봄 바람 미식여행 2편 해발 400m, 산골매실농원이 자리한 지리산 구제봉 중턱의 먹점마을을 가기 위해 구불구불 산 길을 한참 오르다 보면 매화의 향연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굽이굽이 휘어진 길과 층층이 다랑이밭, 토종 매화나무의 소박함이 운치 있다 골짜기로 더 올라가면 흐드러진 매화꽃 사이로 무릉도원처럼 산골 매실 농원이 나타난다. 마치 매화꽃이 만든 구름을 밟고 무릉도원으로 가는 기분이랄까? "제가 생긴 것과 다르게 꽃을 너무 좋아해요. 그중 사군자의 으뜸인 매화꽃을요. 제 고향이기도 한 먹점마을은 매화나무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처음부터 매화를 업으로 가꾸지는 않았어요. 30여 년 전, 이곳을 공원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매실 농원을 만들기 시작했지요. 이곳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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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불어 좋은 하동, 광양, 구례, 순천에서 봄을 만끽하다. 1편South Korea/Gyeongsangnam-do 2025. 4. 20. 23:21
봄 바람 미식 여행 1편 3월 초에도 동장군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는데 춘분이 지나니 언제 그랬냐듯 SNS 피드엔 온통 꽃 소식이다. 봄은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옆자리에 쓰~윽 왔다 다정한 온기 불며 화사한 색과 향으로 송두리째 마음 흔들고 찰나에 사라져 버린다. 봄의 미몽에 헤어나지 못해 1년을 꼬박 기다리게 만드는 얄궂은 계절! 진짜 봄이 온 것이다."안 되겠다. 이번 봄은 단단히 준비하고 내가 먼저 마중 가야지~." 남도에 꽃소식이 들릴 즈음 떠올려지는 곳 하동. 지리산 자락의 남쪽, 산수유 꽃으로 노랗게 물든 구례를 지나 섬진강 하류를 따라 가면 전남과 경남의 경계인 화개장터가 나오고 그 강을 사이에 두고 광양과 하동이 있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화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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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으로 떠나는 미식(米食) 여행South Korea/Jeollabuk-do 2025. 4. 11. 21:09
군산 미식 로드를 따라 새로운 군산을 발견하다. 기름진 평야에서 짭조름한 해풍을 맞으며 자란 영양 가득 쌀과 보리, 산과 들, 강과 바다의 조화가 환상으로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환경,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시너지를 이루며 공존하는 독특한 역사. 일찍부터 ‘쌀의 군산’으로 불릴 정도로 쌀의 최대 생산지이자 물류기지로 경제의 중심이었다.“이렇게 에두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 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 언덕으로 대처 하나가 올라앉았다. 이것이 군산이라는 항구요, 이야기는 예서부터 실마리가 풀린다”-장편소설 ‘탁류’(1937년-1938 조선일보 연재)-탁류의 작가 채만식 선생은 고향인 군산을 배경으로 당시 한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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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로 떠나는 치즈너리 여행South Korea/Jeollabuk-do 2025. 4. 10. 19:35
한 마을의 음식은 자연환경, 역사, 문화, 기술, 사람의 영향에 의해 정해지며 같은 식재료라 해도 전혀 다른 맛을 낸다. 그것을 두고 와인소믈리에는 떼루아라고 표현한다. 언제부터 왜 그것을 먹게 됐을까? 호기심을 갖고 식재료 탐험을 하면 여행의 재미는 배가 된다.산, 들, 강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구 3만 명의 소도시 임실은 현대 도시인들에게 청정 낙원을 선사해줄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다. 임실(任實)이란 지명은 통일신라 때부터 불리었는데 당시 한자 취음으로 "임"은 "그립고 사랑하는 사람", "실"은 실(谷:마을)로 '서울'처럼 순 우리말이라 한다. 지금은 열매가 가득한 고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임실 하면 치즈가 떠오른다. 무슨 연유로 치즈가 한 지역의 대표 상품이 되었을까? 치즈의 맛을 음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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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과 멸치의 본 고장, 부산 기장 대변항South Korea/Gyeongsangnam-do 2025. 4. 9. 19:05
쫄깃한 기장 미역의 매력항구의 도시 부산은 볼거리 많은 관광의 명소로 유명하지만 내게는 해운대, 광안리 해변만큼 부산하면 떠오르는 미식가의 겨울 명소가 있다. 전국에서 최고라 불리는 명품 기장미역과 기장멸치가 나오는 기장 대변항. 바다 내음이 겨울바람에 실려 코 끝에 닿는다. 항구에 들어서자 노점 좌판마다 제철 맞은 생미역이 싱싱한 윤기 자랑하며 탐스러운 제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기장은 동해와 남해가 접하는 곳으로 해안선이 길고 단조로워 해류의 흐름이 많고 플랑크톤이 풍부하고 수온이 10-13도를 유지해 미역이 자라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전국 미역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기장 미역은 쫄쫄이 미역이라 불리기도 하며 맛이 좋고 희소성의 가치를 인정받아 이 지역이 미역, 다시마 특구로 지정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