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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흙 속에서 캐어올린 진주. 연근 - 안은금주의 로하스 미각 여행
    BIG FARM/Food Story 2011. 1. 29. 23:04











    싱싱한것이좋아소박한식재료를찾아떠나는여행
    카테고리 요리 > 테마별요리 > 건강요리
    지은이 안은금주 (동녘라이프,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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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 연근을 재배하는 김동준씨의 연근 농장을 찾아가는 길이다.
    낙동강 줄기를 따라 가을 억새의 찬란한 황금 카펫을 밟으며 도착한 곳은 연근의 고장 대구.
    불교에서는 연꽃을 속세에 물들지 않는 '군자의 꽃'이라 한다. 진흙 속에서 피어난 깨끗한 꽃이기 때문이다.
    단아한 연꽃의 아름다움에 여름 한 철은 눈이 즐겁고, 겨울이면 달달한 맛의 영양 많은 뿌리가 입을 즐겁게 한다.
    연은 그야말로 진흙 속에서 발견한 진주와 같은 것이다. 그 진주를 캐기 위해, 진흙 밭에 도착했다.

     





     

    수생식물인 연을 캐려면 먼저 4-5일전에 미리 연 밭의 물을 완전히 빼주어야 한다.
    물 빠진 진흙 밭은 걸음을 떼기 조차 힘들 만큼 질퍽거렸다. 긴 갈퀴의 쇠고랑을 이용해 진흙을 덜어주고
    연의 줄기를 잡아 따라 내려가면서 뿌리를 찾는다.
    그리고 조심 조심, 연근 마디에 손을 넣고 진흙을 살살 걷어 내듯이 연근만 살살 들어 올려야 한다.









     

      “툭“

    섣불리 덤벼들었다 연 뿌리를 캐기는커녕, 부러뜨리고 말았다.
    숙련된 기술이 있어야 뿌리를 상하지 않게 캘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아무리 살살 힘을 줘도 툭하고 부러지기 십상이었다. 대체 요령이 뭘까?
    팔지도 못하게 비품만 잔뜩 만들었으니 죄송한 마음 반 존경스런 마음 반이었다.
    그런데 김동준씨의 손끝을 따라 올라오는 연근을 보다, 신기한 걸 발견했다. 연뿌리가 죄다 누워있는 것이다.
    뿌리는 아래로 아래로 뻗쳐 나가는 거 아닌가?
    "연뿌리는예 밑으로 뻗는기 아이고, 옆으로 뻗어 나간다 아입니꺼. 그래가 백련, 홍련 구분해가 심어놔도...
    가림막을 제대로 안 해놓으면 막 뒤섞여뿝니더. 뿌리가 옆으로 뻗으니까예."




















     

    부러지지 않은 제대로 된 연근을 보니, 사람 팔뚝만한 것이 세 개씩 연결되어 있다. 보통 연뿌리는 세 마디로 자랐을 때 출하한다. 한 마디씩 끊어서 출하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는 연근은 연근의 한마디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 역시 농촌 리포터로 연 밭 촬영 하면서 그 사실을 알았으니 말이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고 보여주지 않으면 알 길이 없다.

     




















    이듬해 수확하게 될 종자용 연근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일을 돕긴 도와야겠지? 부러뜨리는 게 많더라도 일단은 팔 걷어부치고 거들었다.
    그런데... 으악~ 미꾸라지가 꿈틀꿈틀 대고 있는 게 아닌가. 김동준씨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와 미꾸라지를 집어 든다.
    그러고 보니 연밭 한 켠, 포대 자루 안에 미꾸라지가 가득 들어 있다.
    "약을 안치니 땅이 살아있지예. 하루 종일 작업하면 추어탕 할 만큼은 나옵니더~."








    연근 농사의 관행은, 30-50cm 순이 올라올 때 쯤 제초제를 사용하는 것이라 했다.
    그러나 연은 그 자체로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에, 수고롭더라도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잡초를 뽑아
    그 시기의 고비만 넘기면 스스로 얼마든지 잘 자랄 수 있다고 한다.


     "농사는 키우는 재미로 해야지예~ 애기가 자라는 것처럼 순이 쭉 올라 올 때 얼매나 신난다꼬...
    처음 심어 놓고 한 달 동안 기다리면서 와 안 올라오노? 카고...
    그 다음날 가서 또 와 안올라노? 물이 찹나? 뭐가 안 맞나? 칸다 아입니꺼.
    그카다 어느 날 아침에 가면 싹이 물 밖으로 고개를 삐쭉이 내민 거 보면 신나지예.
    속이지 않는다는 거 알면서도 안 올라오면 늘 궁금한게 농사라예.
    심어 놓고 뒤돌아보면 자라있고 잡초 뽑아준 자리가 보기 좋으니 풀 나오면 또 뽑게 되고...
    키우는 재미로 농사짓는 거라예."












     


    식용 연은 크게 홍련과 백련으로 나뉘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연근은 대부분 홍련이다. 최근에 등장한 백련의 뿌리는 마디가 짤막하고 뭉뚝한 것으로 전분이 많아 쫀득한 식감이 좋다고 했다.
    처음에는 수입산 백련이 많이 들어왔었단다. 하지만 토착화에 실패, 홍련이 대부분이다. 김동준씨는 3년의 시행착오 끝에 백련의 토착화에 성공했고, 올 해부터 본격적으로 수확을 시작한단다. 백련이 맛은 좋지만 값에 비해 크기가 작아 소비자들이 잘 찾아 줄지 걱정이 많단다.












     

    연밭에서의 일정을 정리하고, 일 하는 부부를 뒤로한 채 서울로 돌아와야 했다. 인사 하고 돌아서는데,
    짧은 만남이 아쉬웠던지 서운한 표정이 역력했다.

    "요 앞에 자장면 맛있는 집 있는데예. 한 그릇 묵고 가지예?"

    워낙 촉박한 일정을 쪼개어 찾았던 터라, 몇 시간 함께 하지 못 했는데...
    커피 한 잔 먹이고 돌려보내기엔 영 맘이 편치 않았나보다. 든든하게 밥 한 끼 챙겨 먹이고 보내야 손님 대접 한 것 같은 맘.
    세월이 흘러도 그런 시골 인심은 변함이 없나보다. 연밭의 일손도 바쁜 철이었지만, 우리도 서둘러 서울에 가야만 했다.
    그렇게 돌아서는데 아쉬워하는 것이 진심으로 고스란히 얼굴에 묻어나 내 발길도 괜스레 무거워졌다.








     

    "평생 농사꾼으로 살며 나이 묵고 보이 땅한테 제일 미안한 생각이 들어예.
    아무리 친환경을 농사를 짓는다 캐도 내 먹고 살기 바빠가...
    이제와서 생각해보이 땅 한번 쉬지 못하게 하고 계속 농사 지으면서 어떻게든 뺏어 먹을 생각만 했던기라예.
    이제는 땅한테 고개 좀 숙이려고 예~ 땅에게도 한번쯤 안식년을 주고 싶지예." 






     


    식생활 소통 연구가 안은금주의 TIP





    연근

    대구는 연근 생산량 중 40%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연근이 잘 자라는 토양과 기후를 갖춘 곳이다. 연근은 4-5월 파종해서 가을에서 수확을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된 수확은 이듬해 봄, 다시 파종을 할 때 까지 계속된단다. 5월에 심으면 이듬해 5월까지 수확을 하는 것이다. 연꽃 6월 말부터 피기 시작해 7월이 가장 예쁘고, 8월 중순까지 볼 수 있다.

    구별
    흙이 적당히 묻어있고 껍질에 흠집이 없는 것이 좋다. 구멍의 크기가 일정하며 검게 변하거나 상처가 없는 것이 좋다. 껍질을 벗겨 파는 것은 약품을 처리한 것도 있으니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연근은 세 마디의 형태일 때 수확하는데 세 마디를 각각 상대, 중대, 하대라고 한다. 가장 짧고 뭉뚝한 상대는 계속 자라는 생장점을 가진 부위다. 수분이 많고 부드럽고 연해 생으로 먹거나 녹즙용으로 좋다. 중대는 채를 썰어 무침용으로 좋고 하대는 전분 함량과 섬유질이 많아 익혔을 때 쫄깃함과 단단함이 있어 조림용이나 연근 김치를 담글 때 좋다.

    보관
    신문지에 물을 조금 적신 다음, 잘 싸서 비닐 봉지에 담아 냉장고에 넣는다. 하나를 다 사용하지 않고 조금만 사용했을 경우 남은 연근은 물에 담가 냉장고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보관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영양
    연근은 무기질, 비타민C, 리놀레산, 식이섬유 등이 풍부해 뼈의 생성과 촉진, 배설촉진, 피부건강과 유지에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천연 한산화제로 노화 방지와 불임 예방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 E와 철분 함량이 높아 연뿌리로 죽을 쑤어 먹으면 출혈성 위궤양이나 위염에 좋다.

    요리 tip
    색상이 검게 변하는 것을 막고 아린 맛을 제거해주기 위해서 식초 물(물1ℓ+식초1큰술)에 담근다. 흰빛이 나고 씹는 맛을 좋게 하려면 식촛물에 담갔다가 다시 더운물 2컵에 식초 2큰술 비율로 정도를 섞어 끓인 다음 잠깐 데친다. 식초의 작용으로 연근 특유의 찰기가 변해서 씹는 맛이 좋아지고 연근 특유의 아린 맛이 사라진다.






     <참고>
    식품성분표 제 7개정판.
    한수정, 구성자, 경희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죽순 연근 우엉의 성분분석.[한국조리과학회] vol.9.no.2, may, 1993. 재인용

     
                                                                                                                                                                        photo by 김병호 작가, 정무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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