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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리 깊은 우엉 사랑 - 안은금주의 로하스 미각 여행
    BIG FARM/Food Story 2011. 1. 21. 20:55





    손질된 우엉이 상품으로 나오면서 우엉의 원래 모습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이가 많다. 게다가 김밥에만 넣어서 먹는 것이라고 알지 달리 해먹을 방법을 모르는 이도 많다.
    시골에서 우엉 농사를 짓거나 보지 않는 한 알 길이 없다. 우엉이 이를 알았
    다면 우엉 우엉(T.T)하고 울지도 모를일이다.









    싱싱한 우엉이 왔어요~








    강줄기를 따라 경작지가 드넓게 펼쳐진 곳. 무더위는 한풀 꺾이고 어느새 성큼 다가온 가을 날씨가, 농장 가기엔 딱 좋은 그런 날이었다.
    도심에서 벗어나 조용한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린 아이 키만큼 훌쩍 자란 우엉이 보이기 시작한다. 늦여름이 시샘이라도 하듯 초록기운 넘치는 잎들. 무성한 초록 잎의 우엉 밭이 나타났다. 넓어도 넓어도 어찌 이렇게 넓을 수가 있을까? 끝도 없이 펼쳐진 우엉 잎들이 날개옷을 입고 나풀나풀 손짓하고 있었다. 잎은 연잎처럼 넓고 몸통의 줄기는 토란 줄기처럼 꼿꼿하게 솟아 잎을 받치고 있는 것이 연잎과 토란의 중간쯤 되는 것 같았다. 우엉 잎 하나만 있으면 우산도 되고 가을볕도 거뜬히 가려줄 모양새다. 


     


    이곳은 우엉 마 연근 등 뿌리채소를 친환경 재배로 키우는 이천에 위치한 김동우 연꽃마을공동체.
    웃는 인상만으로도 미소가 전염될 거 같은 마음씨 고운 농장주, 김동우씨가 너털 웃음을 지으며 반겨주셨다.
    "우리는 뿌리를 지키는 형제들이지요. 형님은 대구에서 연근을 재배하시고 저는 이천에 와서 우엉과 마 농사를 짓고 있어요.
    친환경 농사도 형님 권유로 시작했고요."










     

    우엉은 1년에 두 번 수확하는데 봄에 파종해 가을에 수확하는 것과 가을에 파종해 여름에 수확하는 것이다.
    예전에야 일일이 삽으로 긴 우엉뿌리를 캐느라 수확량도 떨어지고 힘이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농기계가 있어 거뜬하다.
    먼저 긴 우엉 줄기를 면도하듯이 잘라주고 굴삭기로 흙을 돋워 준다. 그리고 나머지는 사람들의 몫이다.

     







    땅속의 물을 찾아 아래로 곧게 뻗어가는 우엉은 뿌리 길이만 1m가 넘는다고 한다. 때문에 우엉은 잎부터 뿌리까지 2m가 넘는 쭉쭉 뻗은 날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막 캔 우엉의 향은 시원한 땅속 흙냄새와 수분감으로 촉촉했다. 막 캔 우엉을 씻어 한 입 베어 물자 우엉의 독특향이 먼저 코끝으로 전해왔다. 달달함과 씁쓰레한 맛의 절묘한 조화, 수분감 그리고 입에 착착 감기는 타박한 맛이 절묘했다.


















    가을에 파종한 연근은 내년 이듬해 봄에 수확한다.





     
                                                                            내년 봄에 만나게 될 우엉 새싹들~







     

    한 해 한 해 실패를 밑거름 삼아, 방법을 터득해 나가다 보니 어느새 수확량도 늘게 됐다고 했다. 연작피해와 해충피해를 줄이기 위해 혼작과 돌려짓기를 했다. 우엉을 심고 다음엔 마를 심고, 옥수수, 감자, 단무지용 무를 심는 방법. 즉, 뿌리 작물을 심고 녹비 작물을 심는 방법으로 재배를 한 것이다. 우엉 밭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유인 작물을 심었다고 했다. 논둑에는 단 냄새가 나는 호박을 심고 밭에는 옥수수를 심고 병충해 기피 작물인 결명자도 심었단다. 그리고 해충 기피제인 담뱃잎 추출물이나 목초액을 우엉엔 뿌리고, 주변 다른 유인 작물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로 키운다고 했다. 다른 유인 작물을 해충이 먹기 좋게 만들어 우엉 밭까지 오기 전에 배가 부르도록 하는 것이다.
    번거롭지만 친환경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해충의 먹이가 될 유인 작물 농사를 더 잘 지어줘야 된다고 했다. 이런 노력 끝에 뿌리 채소에서는 받기 어려운 친환경 인증을 처음으로 받았다고 했다. 자연의 이치를 담아 나무, 풀, 벌레들이 서로가 상생하며 살 수 있는 환경이 됐을 때 친환경 농사도 완성된다고 했다.

     




     

    우리는 우엉 밭을 지키기는 호박들~~ ^^ 





     


    김동우씨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언젠가 읽었던 책 한 권이 생각났다. '슬로푸드 맛있는 혁명'이란 책에서 저자이자 슬로푸드 운동의 창시자인 카를로 페트리니는 '단종재배를 거부해야 된다'고 했다. 폭넓게 이루어지는 단종 재배는 이로운 풀과 해로운 풀, 모두를 없애 버리기 때문이다. 단종 재배가 너무 폭넓게 이루어지면 결국 그것은 생물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되므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생명을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책으로만 볼 땐 그저 막연했던 글귀가... 직접 농사를 짓는 모습을 보니 느끼는 정도가 달라졌다. 도시의 소비자들은 보지 않는 이상 알 길이 없을 것이다. 친환경 재배가 왜 이렇게 힘들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인지, 왜 친환경 재배 농산물을 먹어야 하는지...  농부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 글을 통해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____^






     

                                                                                                                                                                       PHOTO BY 김병호 작가
     


    “당장 손해 보는 거 같아도 농사 철학을 가지고 긴 안목으로 농사를 지어야 돼요. 농약치고 화학비료 잔뜩 뿌리면 그거 3년 이상 못갑니다.
    뿌리가 모두 썩어 버리거든요. 땀 흘릴 생각 안하고 농사지을 생각은 말아야죠. 농작물은 사람들 발소리 들으면서 크거든요.”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뿌린 대로 거두는 거다. 그것이 바로 농사다. 어떠한 요행도 허용치 않는. 사람들 발소리를 듣고 농작물이 자란다고 믿는 김동우씨, 농사를 지으며 어떤 요행을 바랄까 싶어 더더욱 믿음이 간다. 그리고 언젠가 손질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우엉을 만나더라도, 그 크기와 맛에 너무 놀라지 않기를... 적어도 이 블로그를 통해서 우엉 키가 1미터 이상 자란다는 걸 본 사람들이라면 말이다.
























     

    식생활 소통 연구가 안은금주의 TIP!

     
    우엉

    보관
    흙이 묻은 채로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 채소칸에 두거나 흙속에 묻어 둔다. 껍질을 벗겼을 경우 데쳐서 냉장고에 두면 1-2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시기
    봄, 가을 파종 시기를 달리하여 1년에 2번 수확할 수 있다. 늦가을부터 초겨울이 가장 맛있는 시기이다. 가을에 수확한 우엉은 저온창고에서 보관해 이듬해 수확하는 여름철인 7월까지 공급한다.

     영양
    씹을수록 힘이 나는 우엉이다. 장수하려면 거친 음식을 먹으라고 한다. 특히 뿌리 채소에는 섬유질이 많아 배변활동에 도움을 준다. 우엉은 폴리페놀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항균작용이 뛰어나다고 보고되고 있다. 우엉의 주성분은 당질이며 식물성 섬유가 풍부하고 철분과 비타민 c, 칼슘 칼륨이 함유됐다. 우엉의 주성분인 당질은 대부분 이눌린이라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눌린 성분은 이뇨효과가 있어 당뇨병 환장에게 도움을 주며 위나 장에서 나쁜 균은 억제시키고 좋은 양성균은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우엉의 떫은맛을 내는 타닌 성분은 소염 지혈 살균 작용을 한다.

    구별 
    크기
    가 80-90CM 엄지 굵기 만큼 직경 1.5m 가장 비싸다. 굵기 별로 나눠 쓰임새에 따라 분류한다. 너무 굵을 경우 질기기 때문에 가공해서 반찬류로 나간다. 가늘수록 연한 맛이 나고, 우엉은 채 썰어서 볶아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손질
    뿌리 채소류의 대부분은 껍질 바로 아래 부분에 피토케미컬이라는 식물화학물질이 많이 들어있다. 때문에 껍질을 버리면 영양은 물론 맛과 향이 떨어진다. 우엉 특유의 풍미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껍질에 묻은 흙만 깨끗이 씻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참고>
     
    국가 표준 식품 성분표
    한수정, 구성자, 경희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죽순 연근 우엉의 성분분석.[한국조리과학회] vol.9.no.2, may, 1993.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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