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바로 잡아, 바로 말린 울릉도의 맛! 오징어 잡던 날~
    BIG FARM/Food Story 2011. 3. 20. 12:20

















    바로 잡아, 바로 말린 울릉도의 맛!

    울렁 울렁 울렁 대는 가슴 안고 연락선을 타고 가면 울릉도라 뱃머리도 신이 나서 트위스트 아름다운 울릉도~!!







    울릉도 트위스트 노래는 언제 들어도 신이난다. 꼭 그 노랫말처럼 울릉도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순간,
    배를 타고 가는 순간, 그 모든 순간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울릉도에 들어간다는 것은, 약간의 천운이 따라야 하는 일이다.
    배편은 강원도 묵호항이나 포항에서 배를 타야 하는데, 조금만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도 배가 뜰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울릉도에 가려면, 표가 있는지를 알아보기에 앞서 기상예보부터 살펴야 하고,
    나오는 배도 예정대로 탈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느긋하니 기다릴 마음의 여유도 단단히 챙겨 가야만 한다.
    나 역시 기상 악화로 인해 종종 배를 타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그렇기에 울릉도를 향하는 배에 오르고서야 비로소
    울렁대는 가슴 안고 떠나는 여행객의 설렘으로 울릉도 트위스트라도 추고 싶던 것이다.



    2007년 7월 MBC '생방송 화제집중' 울릉도편


    처음 울릉도행 여객선을 탔던 날에 대한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있다. 울릉도까지는 뱃길로 꼬박 3시간.
    좌석에 앉아 앞만 보고 가려니 멀미도 나고, 지루하기도 하고... 정말이지 좀이 쑤셔 견디기 힘이 들었다.
    그런데 선실 바닥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간식도 먹고, 아예 누워서 자는 사람들도 있는 게 아닌가.
    그 선실 바닥의 사람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다음부터는 우리도 꼭 3등석으로 티켓을 끊자고 다짐하며 자리로 돌아가 꼬박 3시간을 앞만 보고 달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아뿔사! 울릉도행 여객선엔 3등석이 따로 없단다.
    '울릉도 여객선'의 베테랑 승객들은 제 자리를 뒤로하고 일찌감치 선실 바닥에 앉아,
    나름 맘에 드는 자리를 찜해 앉고 누워서 가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 사람들 틈에 엉덩이 비집고 들어가 편히 앉아서 갔으면 됐을 것을...
    우리는 그들을 마냥 부러워하며, 꼬박 3시간을 '내 자리'로 돌아가 앞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오징어가 제철인 9월부터 1월까지, 저동항의 아침은 오징어를 실고 온 배들과 오징어를 사러온 사람들,
    그리고 오징어를 손질하는 아주머니들과 갈매기 떼로 뒤엉켜 한바탕 난리를 치르게 된다. 아침 8시,
    항구에 오징어 배들이 들어오면 즉시 경매가 시작된다. 경매가 끝나고 나면 오징어는 현장에서 바로 손질되어 건조 할 차비에 나서게 된다.
    이때가 되면 오징어를 손질하는 어머니들과 버려지는 부산물을 먹기 위해 나타난 갈매기 떼들이 뒤섞여 장관을 이루는 것이다.
    울릉도의 마른 오징어가 맛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숨어있다.

    바로 잡아서 말리는데 맛있지 안 맛있나. 생선도 냉동한 거 먹으마 맛있드나?"

    그럼 다른 지역에서도 잡자마자 말리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이유가 또 있단다.

    "여는 섬이라가 1시간만 나가도 오징어가 잡힌다 아이가.
    딴데서는 먼 바다에 나가가 잡으니까 오징어를 일단 냉동해가 다시 해동시키가... 그다음에 말
    제."



     

     


     







     

     




    오후 4시. 대항호를 타고 오징어 잡이에 나섰다. 울릉도의 오징어 배는 이르면 7월부터 조업을 시작해 1월까지 6개월만 조업을 한단다.
    1년 농사를 6개월 동안, 그것도 최성수기인 9월~12월 조업으로 1년을 먹고 산다고 했다.
    오징어를 잡는 기간이면 가족의 얼굴도 보기 힘들만큼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바쁘게 움직여야 한단다.
    멀리 갈 때는 독도 근처까지 가서 잡기도 하고 가까운 때는 1시간 거리에서도 잡는 다고 했다.

    날이 저물면서 오징어 배들의 불도 하나 둘 켜졌다. 이게 바로 울릉 8경으로 유명한 ‘저동어화’의 불빛이다.
    빛을 좋아하는 오징어의 습성 상 집어등을 켜고 밤새도록 조업을 한다. 어두운 밤바다는 하늘이 되고, 오징어 배는 별이 되어 하늘을 수놓는다.
    이쯤 되면 어디가 하늘이고 바다인지 구분도 되지 않는다. 울릉도 오징어 배에서 느끼는 낭만의 바다 풍경이다.
    로맨틱한 밤바다에 빠진 것도 잠시 대양호의 선원분들이 바빠졌다.





     


    오징어잡이 기계의 줄이 감기자 ‘쉑쉑’ 거리며 오징어가 올라왔다. 감아 올리는 줄마다 반짝이는 구리빛을 발사하며
    울릉도의 오징어들이 날렵하게 튀어 오른다. 바닷물과 먹물을 뿜어 대며 잡힌 것이 분한지 연신 쒝쒝 거린다.

    "아~~!악 앗!"

    물렸다. 그것도 고무장갑에 구멍이 나고 엄지와 검지 마디에 피가 오를 만큼 세게. 오징어에게 물리다니...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황당함에 아픈 것 보다 어의가 없었다.

    "마... 조심하이소. 저거는 죽기 살기로 목숨 걸고 무느거 아입니꺼. 다리를 잡지 말고 몸통을 잡으이소."




    이렇게 오징어 때와 씨름하다보면 어느새 자정을 훌쩍 넘어선다. 춥고 허기진 밤바다 위에서, 허기로 꼬르륵 소리만 들린다.
    이때 야참은 가장 기다리는 순간. 즉석에서 별빛 바다 위 선상 레스토랑 차려졌다. 밤새도록 하는 조업이라 선원들은 집에서
    그날 그날 해먹을 요리의 재료를 준비해 온단다. 오늘의 메뉴는 오징어 물회와 비빔밥이다.

    막 잡은 오징어 살을 잘게 썰고, 여기에 청양고추, 무 송송 썰어 넣고 고추장, 깨소금, 참기름 넣고 물만 부으면
    즉석에서 오징어 물 회가 만들어 진다. 기막힌 맛이다. 여기에 밥을 넣고 쓱쓱 비벼먹으면 매콤 달콤 쫄깃한 오징어 비빔밥이 된다.
    파도와 싸우며 짧은 시간 안에 빨리 음식을 만들어 먹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오징어 물회라고 한다.
    물회 한 그릇에 바다 위 어부들의 삶이 그대로 투영되어, 괜스레 콧잔등이 시큰거렸다.




    "인자 배탈 사람이 없심더. 옛날 배 타던 노인들 다 돌아가시고, 젊은 사람들은 배를 안타지예.
    내도 마흔 여덟이니깐 한 5년은 더 타지 않을까예~
    힘들고 위험한 일이라 빨리 그만둬야지 하다가도 배운 게 오징어잡이라 먹고 살라카이 더 타고 있심더"

    바다 위 생활에 익숙해 외려 육지의 불빛을 보면 가슴이 아련해진다는 어부의 말! 오늘도 이들은 육지의 불빛을,
    육지에 남겨두고 온 아내와 아이들을 향한 그리움을 가득 안고, 바다 위 밤바다를 수놓고 있을 것이다.
    나는 가끔,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보거나, 불빛 반짝이는 야경을 볼 때면 오징어배가 생각나곤 한다.
    만선의 꿈을 안고 바다로 향하던, 언젠가 가족 곁에 정박하고픈 어부들의 간절한 소망이 아련히 떠오르곤 한다.






     


     








    photographer 정무영







    식생활 소통 연구가 안은금주의 TIP!



    오징어

    주로 아시아 동북쪽에 서식하며 대마도 쪽에서 산란 후 울릉도 북방 200km를 올라갔다 회유하는 1년생 물고기다. 울릉도가 오징어로 유명한 이유는 해안을 조금만 벗어나도 수심이 2000m에 달해 오징어 외에 다른 물고기는 서식이 어렵기 때문이란다. 울릉도에서는 7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오징어 조업을 하지만, 늦가을인 9월 중순에 시작해 11월까지가 성수기란다.
    한치는 오징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오징어보다 귀가 크고 다리가 짧다. 반면 오징어는 귀가 작고 다리가 길다.

    구별 및 보관

    생물 빛깔이 적당히 붉고 투명한 흰색이 좋다. 말렸을 때 약간 붉은 빛이 돌며 자세히 봤을 때 살이 투명해 실핏줄처럼 보이는 것이 최상품이라고 한다. 울릉도에서는 오징어에 하얀 분이 피어난 것은 말릴 때 공기가 많이 들어가서 분이 난거라 맛이 떨어진다. 마른 오징어를 오래두고 먹으려면 공기가 통하지 않게 랩이나 비닐백에 넣고 냉동고나 냉장고에 보관하면 좋다. 울릉 최상급 오징어는 10월-11월에 잡히고 이틀이면 완전히 건조가 된다고 한다. 반건조 오징어는 하루 정도 말린 것이란다.



    영양

    오징어는 단백질이 19.5%를 차지하는 고단백 식품으로 저지방, 저칼로리이며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오징어의 단백질에는 황을 함유하고 있는 타우린이라는 함황아미노산이 오징어 100g당 1010mg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일반 육류나 어류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지방 함량은 1%에 불과하며 혈관질환 예방과 두뇌 발달에 좋은 불포화지방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오징어는 살 뿐만 아니라 먹물, 뼈도 약재로 쓰이기도 한다. 오징어뼈는 위액의 산도를 낮추어 위점막을 산의 자극으로부터 보호하여 염증을 가라앉게 하고, 새 살이 돋도록 한다. 마른 오징어 껍질의 하얀 가루는 타우린 성분으로, 타우린은 혈액 중 중성지질과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고, 간의 해독작용을 도와 피로회복에 좋다. 또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를 예방하고, 혈압조절, 두뇌개발, 눈의 망막 기능을 정상화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마른 오징어의 단백질은 쇠고기의 3배에 이를 정도로 풍부하며, 주식인 곡류에 부족한 아미노산 또한 풍부하다. 마른 오징어는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지만,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를 억제하는 타우린이 다른 어패류의 2~3배나 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양호 선장님의 추천 메뉴
    추운 겨울 조업나갔다 들어 올때면 오징어 내장으로 만든 요리로 보양을 했다고 한다.

     


    누른창 쌈장

    재료

    싱싱한 오징어 내장 1마리용, 된장3큰술, 청양고추1개, 다진 마늘1/3큰술, 대파 1/4개

    1. 뚝배기에 내장을 넣고 낮은 불에서 잘 으깨어 볶는다.

    2. 1에 된장을 넣고 조금 더 볶는다.

    3. 다진 청양고추, 다진 마늘, 대파를 채 썰어 넣는다.

    4. 오징어 내장과 된장이 타지 않게 주의하면서 낮은 불에서 조금 더 볶는다.














               

                                                                                                                        
    아름다운 자연과 건강한 감성을 채우는 소통이 있습니다.
    바른 먹을 거리를 만드는 착한 농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식생활 소통 강의 및 견학 문의 
    www.big-farm.com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