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스미각여행
-
껍질째 먹는 친환경 '배' - 로하스 미각 여행 장흥편BIG FARM/Food Story 2011. 7. 19. 10:00
전남 장흥 장흥의 토종쌀을 생산하는 한창본 선생의 인터뷰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갈 차비를 하던 중, 꼭 한번 보고 가야될 친환경 농부가 있다며 배 농장을 소개 받았다. 이미 올라 갈 시간이 늦어져 일이 잔뜩 밀려 있었지만, 도대체 어떤 분이기에 이렇게 강력히 추천할까 궁금하기도 했다. 용산면에서 제일 맛있는 중국집 사장이 친환경으로 배 농사를 짓고 있는데, 7전 8기로 번번히 무농약 재배에 실패하면서 다시 도전, 또 도전하는 농부라고 했다. 자장면과 친환경 농업이라는 묘한 끌림에 발걸음을 옮겨 용산면 송전산방을 찾았다. 남도 민박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어진 한옥집에서 평생 화 한번 내어 본 적 없을 것 같은 얼굴로 송일섭 농장주가 반갑게 맞아 주셨다. "그랑께 부산에서 중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16년을..
-
'포도밭 그 사나이들' - 상주의 유기농 마을을 가다.BIG FARM/FARM TOUR 2011. 7. 15. 09:00
"농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어렵기만 합니다. 그래도 무농약.무비료,무제초제,무살충제,무성장호르몬은 끝까지 지켜보고 싶어요 " 스스로를 유기농에 미친 농부라 부르는 콧셤님 (우복동 이야기 한치원 농장주) 늘 농부의 이야기에 묻혀 지내다 보니 그들처럼 일찍 하루를 열어 24시간을 알뜰히 사용하고 싶다는 마음에 새벽마다 일본어 학원을 다닌 적이 있었다. 회화 수업에서 자기 분야의 일을 소개하고 그것과 관련한 주제를 발표하는 시간이 있는데 내 주제는 언제나 자연과 착한 농부의 먹을거리가 주제였다. 어느새 내가 전하는 아름다운 농촌 이야기에 모두 심취해버려, 내가 발표를 할 때면 늘 시간이 모자를 지경이었다. 물론 더듬거리는 일본어로 시작했다가 어느새 한국말로 끝나곤 했지만 말이다. ^^;; 특히 포도밭 농장의 이..
-
새우잡이 배와 청년... 당연했던 것에 감사하기BIG FARM/안은금주가 만난 사람 2011. 3. 19. 22:39
2007년 6월 재원도 새우잡이 배를 촬영하러 전남 신안군 지도로 밤새도록 달려갔다. 지도에서 다시 배를 타고 한참을 가야하는데 자욱하게 낀 안개가 걷힐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당연히 배는 속도를 낼 수가 없었고 한치 앞도 안보이니 세상이 멈춘듯 했다. 짙게 낀 안개를 바라보면 말로만 듣던 새우잡이 배를 탄다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다. 새우를 잡는 닻배는 폭풍 경보가 떨어지지 않는 한 육지에 정박하지 않는다고 했다. 몇 달이고 바다에 둥둥 떠다니며 닻을 내려 새우를 잡는다고 했다. 그러니 사람구경 못하고 사는 선원들이 놀랄 수 있으니 점잖게 인터뷰하라고 당부했다. 닻배 재원도의 새우잡이는 '닻 그물'을 이용해 새우를 잡는다. 그래서 새우잡이 배를 닻배라고 한다. 쇠로 만든 닻채의 길이만도 10미터 달하는데...
-
경관 밀원의 달콤했던 추억... 그리고 안타까운 토종벌 이야기BIG FARM/FARM TOUR 2011. 3. 6. 21:42
청원의 벌꿀 농장을 찾을 때는, 농장이 메밀꽃 축제를 하고 있을 때였다. 낮엔 축제를 찾은 관광객으로 붐비고, 바쁘실 것 같아 일부러 느지막이 길을 나섰다. 마을에서 벌꿀농장이 있는 산으로 오르는 길은 4륜구동 자동차로 터덜터덜 한참을 요란스럽게 올라야 했다. 한쪽으로는 숲이 우거지고 반대편으로는 마을 사람들이 개간한 밭들이 있는 특별할 것 없는 전형적인 산골 마을이었다. 비포장 좁은 산길의 끝이 보이자 전혀 다른 풍경의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하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비밀의 화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환영 인사가 들리는 것만 같은 기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벌꿀 농장도 시골이란 걸...깜빡 잊고 있었던 거다. 오후 4시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인데, 어느새 해가 뉘..
-
변산 반도의 가을 맛을 그리다... 전어! - 안은금주의 로하스 미각 여행BIG FARM/Food Story 2011. 2. 5. 10:00
오곡백과가 풍성한 결실을 맺는 가을은 바닷가 식재료도 제철을 맞는다. 그야말로 전국 방방곡곡이 제철 맞은 먹을거리로 넘쳐난다. 이때는 나도 무척 고민스럽다. 1년에 딱 한번 오는 계절에 이번 가을은 어떤 곳을 갈까라는 행복한 고민을 한다. 가을에 떠나는 미각 여행지로 전북 부안을 추천한다. 채석강의 해식절벽도 보고 곰소항의 어물전도 기웃 거려보고 뭐니뭐니해도 제철 맞은 전어의 고소한 맛을 느끼다 보면 가을 맛을 오감으로 징하게 느낄 수 있다. ^^ 네? 배가 아침 8시에 격포항에서 도착한다고요? 새벽 5시 카메라 챙기고 인터뷰 할 내용도 생각하며 제법 쌀쌀해진 가을 새벽 공기를 마시며 집을 나섰다. 그리고 집 나간 며느리 마냥 전어를 만나러 아침 댓바람부터 격하게 격포항을 찾은 거다. 누군가를 이렇게 초..
-
진흙 속에서 캐어올린 진주. 연근 - 안은금주의 로하스 미각 여행BIG FARM/Food Story 2011. 1. 29. 23:04
싱싱한것이좋아소박한식재료를찾아떠나는여행 카테고리 요리 > 테마별요리 > 건강요리 지은이 안은금주 (동녘라이프, 2011년) 상세보기 유기 연근을 재배하는 김동준씨의 연근 농장을 찾아가는 길이다. 낙동강 줄기를 따라 가을 억새의 찬란한 황금 카펫을 밟으며 도착한 곳은 연근의 고장 대구. 불교에서는 연꽃을 속세에 물들지 않는 '군자의 꽃'이라 한다. 진흙 속에서 피어난 깨끗한 꽃이기 때문이다. 단아한 연꽃의 아름다움에 여름 한 철은 눈이 즐겁고, 겨울이면 달달한 맛의 영양 많은 뿌리가 입을 즐겁게 한다. 연은 그야말로 진흙 속에서 발견한 진주와 같은 것이다. 그 진주를 캐기 위해, 진흙 밭에 도착했다. 수생식물인 연을 캐려면 먼저 4-5일전에 미리 연 밭의 물을 완전히 빼주어야 한다. 물 빠진 진흙 밭은 걸..
-
모두가 감나무 집 아들 딸~! 청도 반시 이야기BIG FARM/Food Story 2011. 1. 2. 13:10
2010년 10월 반시의 고장 청도를 가다. 경북 청도의 한재평양농장은 해발 400m에 위치한 5만6000여㎡ 농장으로 산비탈에 위치하며 30년 넘게 같은 곳에서 감나무를 키운 곳이다. 그 아래로는 미나리로 유명한 한재 미나리 단지가 청도의 유명세를 같이 하고 있었다. 2대째 이 농장을 지키고 있는 류현석씨의 농장은 말 그대로 청도에서도 감 농사 잘 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양지 바른 비탈면에 초록의 잎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그 사이 사이 잘 익은 반시들이 홍조를 띠며 금방이라도 후두둑 떨어질 것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올해는 날씨가 좋지 않아 냉해 피해를 입은 농장도 많다던데 여기 감은 그런 모습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오히려 감 수확철인 10월 중순인데도 가을이라 말하기 무색할 정도로 초..
-
지리산의 야무치 할머니를 아시나요? - 안은금주가 만난 사람BIG FARM/안은금주가 만난 사람 2010. 11. 16. 23:52
이야무치 함양의 지리산 자락... 나고 자라 결혼해 아이들 출가시키고 60평생을 지리산 자락에서 약초와 벗하며 살고 계시는 야무치 할머니. 마을 사람들은 약초에 대해 묻는 사람이 있다면 이구동성으로 야무치 할머니한테 가보라고 한다. 아버지는 딸에게 야무지게 살라는 뜻으로 경상도 발음을 그대로 살려 '야무치'라고 이름을 지어주셨다. 어렸을 때는 야무치라는 이름으로 놀림도 많이 받아 학교 가는 길이 구만리~ 발 걸음은 천근 만근 이었다고... 번번이 지각할 때면 창문으로 빼꼼히 선생님의 눈치만 살피다 그길로 지리산으로 올랐다. 지리산은 할머니의 제일 편한 친구였고 약초와의 인연도 만들어 줬던 셈~ " 안은금주.. 아가씨도 이름이 네자면 학교다닐 때 놀림 안 받았나? 하하 저냥반도 (한동네 동갑 친구였던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