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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의 야무치 할머니를 아시나요? - 안은금주가 만난 사람
    BIG FARM/안은금주가 만난 사람 2010. 11. 16. 23:52



























    이야무치

    함양의 지리산 자락...
    나고 자라 결혼해 아이들 출가시키고 60평생을 지리산 자락에서 약초와 벗하며 살고 계시는 야무치 할머니. 마을 사람들은 약초에 대해 묻는 사람이 있다면 이구동성으로 야무치 할머니한테 가보라고 한다. 

    아버지는 딸에게 야무지게 살라는 뜻으로 경상도 발음을 그대로 살려 '야무치'라고 이름을 지어주셨다. 어렸을 때는  야무치라는 이름으로 놀림도 많이 받아 학교 가는 길이 구만리~ 발 걸음은 천근 만근 이었다고...
    번번이 지각할 때면 창문으로 빼꼼히 선생님의 눈치만 살피다 그길로 지리산으로 올랐다. 지리산은 할머니의 제일 편한 친구였고 약초와의 인연도 만들어 줬던 셈~  

    " 안은금주.. 아가씨도 이름이 네자면 학교다닐 때 놀림 안 받았나? 하하
    저냥반도 (한동네 동갑 친구였던 지금의 남편) 날 맨날 놀렸댔지. 
    아구치~ 가물치~  그런데 살면서 그런 것도 다 잊고 지금은 좋아.
    이름 덕에 사람들이 알아보고 기억해주고 약초도 사주잖아~
    그리고 아가씨도 인터뷰하러 왔잖아." 하하하하하




    이름이 특이한 것? 그리고 지리산 약초를 훤히 안다는 것?만으로
    야무치 할머니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방송인인 내가 볼 땐 할머니는 타고난 스피치의 달인이자 스토리텔러였다. 
    쉴새없이 쏟아내는 약초의 경험과 정보는 할머니의 몸짓 언어가 더해져 지루할 틈이 없었고 
    해맑게 웃으시는 표정과 유쾌한 말투는 할머니 옆에만 있어도 약초를 먹은 것 마냥 건강한 기운이 샘솟았다.
    할머니의 입담은 약초의 효능을 입증하는 과학적인 데이터가 없더래도 말이다.
    아~! 어르신의 약초가 먹고 싶다. 그리고 더 알고 싶어졌다.

    "약초 많이 팔아서 돈 버시면 뭐하시게요?"
    "빚 갚아야해~" 
    "빚이라뇨?"
    "나 어려울 때 이집 저집서 많이 도와줬으니 살면서 신세진걸 갚으려면 나도 돈이 있어야지.
    나 아플 때 병문안 와줬으니 나도 그이의 병문안도 가야하고 그래... "

    물질의 욕심에 빚이 생기는 것과 달리 할머니는 살면서 타인에게 베풀고자 하는 마음을 빚이라고 표현했다.
    사실 국어 사전에 빚이라고 하면 '남에게 갚아야 할 돈' 이란 뜻과 '갚아야 할 은혜 따위'라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빚이라고 하면 전자에 해당되는 이슈만 떠들썩하다.
    어리석게도 할머니의 '빚' 예기를 나역시 전자로만 생각한 것~  
    순간 할머니의 순수한 모습에 그러지 못한 내 마음이 참 부끄러웠다. 
    난 빚이 얼마던가? 갚아야 할 은혜... 고마움을 당연하게 받지는 않았던가? 
    늘 감사하며 살자라는 다짐을 감사하며 빚 갚으며 살자로 바꿔야겠다.  ^^


     








    할머니를 따라 약초 주머니 차고 망태 매고 산으로 올라가 볼까나~



     지리산 단풍이 참 곱게 물들어 있다.
     



    " 언제가 산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고있는데... 아 글쎄 멧돼지가 김치 냄새를 맡고 오는거야
    어찌나 무섭던지~ 낫과 곡괭이를 부딧치며 쫓아  봤지만 소용없더라고
     에라 모르겠다 도시락을 던지고 냅다 도망을 쳤는데...  나중에 와보니깐 빈 도시락 통만 있는 거지
    그때를 생각하면 어떻게 도망을 쳤는지...  생각만해도 아찔해~!" 

     


    "약초를 캐다 안팔리면 다시 집 뒷산에 심어~
    그러다 해를 넘기고 다시 튼실한 약초가 되면 장에 다시 내다팔아...
    1년 전에 심어 둔 약초가 여기 있을꺼야~"




    "올 해는 오가피 열매가  많이 열렸다우~  대신 오미자 열매는 별로 안 열렸어~" 





    오가피 열매를 생으로 먹는 맛은 어떨지 호김심에 한줌 입에 털고 우물거려 본다.
    생으로 먹었을 때 살짝 단맛과 신맛이 났지만 포도나 머루의 맛과는 거리가 멀었다.
    작은 열매 안에 큰 씨앗이 턱하니 차지하고 있어 즙을 먹기보다 씨를 뱉어 내기 바빴다. ^^;;
    오가피 열매는 햇볕에 말려 보리차 처럼 한 줌씩 넣고 끓여 먹으면 좋다고 한다.






























     
    오가피 Acanthopanax sessiliforus

    인삼과 같은 두릅나무과(araliacea) Acanthopanax 속에 속하는 낙엽성 활엽관목으로 러시아 사할린의 동시베리아의 아무르강 유역, 중국의 흑룡강성 등 중국 동북부 지역, 그리고 일본의 북해도 동북북 지방, 극동아이사에 걸쳐 자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덕유산, 대관령 부근의 고산지대와 백두산 일원에 자생하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식물이다.

    성목은 1.6m~ 3m 까지 자라며 해발고도 500m~1550mr의 반 음지의 여건과 물 빠짐이 적당한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가시오가피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기 이전에는 두릅나무과 식물인 가시오가피나 오가피(섬 오가피, 흰털 오가피, 지리오가피 등)의 줄기와 뿌리의 껍질을 통칭하여 오가피라고 하여 옛부터 중국과 한국에서는 한약재로 사용되었다. 한의학에서는 신농본초(神農本草)에서 '성질은 따뜻하고 복통, 소아불능행 (小兒不能行) 을 치료한다.'고 하였고, 동의보감에서는 '치풍보허(治風步虛)하고 또한 풍비 (風痺), 통풍(痛風) 의 증세를 치료한다'고 하였으며, 본초강목 등에서는 강장(强壯), 강정(强精), 중풍(中風), 신경통, 당뇨 등에 이용한다고 하였다.





     
    [참고]
    김승경, 가시오갈피의 생리, 생태 및 생리 활성 물질 탐색 연구. 강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윈 논문.2002
    허준. 한글판 동의보감. 근영출판사. pp.271-393, 2003
    이시진, 본초강목. 고문사 p.1204. 1974

     













    어찌 할머니의 손놀림을 따라가리오





     





    일명 삼신할머니 방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있다우~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부가 와서는 약초 사면서 몇일 쉬었다 가겠다고 하더이다.
    그리고 딱 나흘 묵고나서는 몇달 후 연락이 왔더라고... 지리산 정기를 받아서인지 아니면 신성한 기운이라도 있는지...
    아이를 가졌다는거야~ 하하하
    그래서 내가 이방이 이렇게 다 쓰러져가도 삼신할머니 갈까봐 절대 안고치고 있잖우~ 하하하
    나중에 결혼해서 서방님이랑 이방에서 묵고 가라고.." ^^;



    청미래 덩굴 (Smilax china)  망개 나무 뿌리라고도 부른다. 
    망개떡을 드신분이라면 아실듯~ ^^


    야생 지치



    왼쪽부터 지치, 하늘 수박 뿌리, 느릅나무 껍질, 엄나무, 초피(재피), 호두... 



    할머니가 타 주셨던 오미자 차
    그 맛이 그리울 뿐이고~



    맑은 가을 볕에 말리는 무 말랭이와 오가피 열매





    photo by 김병호 작가








    "할머니와 나누었던 추억이 벌써 6년 전.

    할머니는 이미 8년전부터 위암을 선고받고 투병중이었다고 했다.

     나의 건강보다 타인의 건강을 위해 약초를 캐던 분. 가혹했던 병마.  

    2015년 4월 6일 아쉬운 생을 마감하셨다. 

     그 곳에서도 이산 저산 다니며 약초 이름을 줄줄이 외고 다닐 것만 같다.

    편히 쉬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현재 젊은 아들과 딸이 엄마의 가업을 이어 받아 약초와 산나물을 생산하고 있다.

    연락처: 010-9343-4662, 010-2090-4660 

     

     

     




                                                                                                                                                                        www.big-f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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