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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팜컴퍼니와 함께 한 유기농 장이 익어가는 가을향기에 가다 _ CJ오쇼핑 1촌 1명품 식객 원정대
    Media/레몬트리 컬리너리 투어 2016. 4. 28. 14:46

    달달한 봄볕과 봄바람에 유기농 장이 익어간다

     

    메주콩 농사는 물론 콩을 씻고 삶아 장을 담그기까지 모든 과정을 전통 방식 그대로 따른다는 가을향기 농장. 일일이 사람 손을 거친 덕인지, 이곳 장은 시중에서 파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구수하고 깊은 맛을 낸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던 날, 식객 원정대는 유기농 장이 익어가는 양평으로 여행을 떠났다. 본래는 맛이 가장 좋다는 음력 정월 장을 담그러 갈 요량이었으나, 구제역으로 여행이 제한되면서 두 달여를 기다려서야 농장을 찾을 수 있었다. 예로부터 음력 정월이 되면 겨우내 잘 띄운 메주로 장을 담갔다고 한다. 벌레들이 생기기 전에 장을 담가야 고유의 풍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기 때문. 봄에는 정월에 담근 장을 '가르는' 작업에 들어가는데, 이때 장을 된장으로 만들지 간장으로 만들지를 결정 짓게 된다. 장을 담근 지 두달 정도 지난 요즈음이 장을 가르기에 가장 적당한 때. 늦은 방문 덕에 식객 원정대는 계획해두었던 메주 만들기는 물론 장 가르기까지 훨씬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바로 이런 것을 두고 전화위복이라고 하는가 보다.

     

    유기농 장을 만드는 가을향기 농장

    농장에서는 장이 완성되기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유기농법으로 길러 수확한 콩은 무쇠 가마솥에 넣어 재래식으로 푹푹 삶고, 손으로 꾹꾹 누르고 치대 메주로 빚는다. 단단하게 빚은 메주는 볏짚을 깐 황토방에 걸어 말리고, 어느 정도 마르면 2~3주가량 볏짚을 덮어 숙성시킨다. 이후 새끼줄에 매달아 다시 한 번 말리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메주에 곰팡이와 미생물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곰팡이가 피어나 '잘 뜬' 상태의 메주는 솔로 박박 닦아 씻어 말린 후 항아리에 차곡차곡 쌓는다. 여기에 전남 신안에서 가져온 질 좋은 천일염으로 만든 소금물을 부으면 장을 담그는 과정이 완성된다.

    이렇게 장음 담그고 두 달이 지나면, 드디어 메주와 간장을 분리하는 때가 온다. 장을 가른 후 간장은 체어 밭쳐 맑은 국물만 사용하고, 건져낸 메주는 콩물과 간장, 소금을 약간 넣고 으깨 된장을 만든다. 그리고 된장에 유기농 매실과 마늘 등을 넣고 2~3개월가량 재숙성시키면 농장의 자랑 쌈장이 된다.

    장독에 들어 있는 장들은 주인의 세심한 관리를 받으며 컨디션(?)에 따라 볕을 쬐기도 하고, 바람을 쐬기도 하는데, 매일같이 세심한 관심과 배려를 받아서인지, 이곳 장맛은 지금까지 먹어보았던 어떤 장보다 감칠맛과 깊은 맛이 났다. 제 아무리 아삭하고 상큼한 봄 채소라도 구수한 된장, 칼칼한 고추장, 감칠맛 나는 쌈장이 없으면 섭섭한 법. 농장 주인은 근처 농장에서 공수했다는 유기농 채소에 간장으로 만든 양념을 더하고, 냉이에 쌈장을 넣고 무친 밥상을 차려주었는데, 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울 만큼 무척이나 맛있었다.

     

    노란 콩vs까만 콩, 색깔마다 달라지는 맛과 용도

    본래 메주는 노란 대두를 이용해 만든다. 하지만 요즘은 까만 쥐눈이콩으로도 메주를 만든다. 쥐눈이콩은 서목태라고도 하며 크기가 쥐 눈처럼 작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크기는 작지만 일반 콩보다 영양이 풍부해 예로부터 약콩이라 불렸다. 이 쥐눈이콩으로 만든 메주는 콩 색깔처럼 거무스름한 색을 띠는데, 재미있게도 노란 메주에는 검은 곰팡이가 피고, 까만 쥐눈이콩 메주에는 흰 곰팡이가 핀다. 그리고 흰 곰팡이가 핀 검은 메주로 만든 간장은 맑은 색이 나고, 검은 곰팡이가 핀 노란 메주로 담근 간장은 짙은 빛을 띤다. 때문에 쥐눈이콩으로 만든 맑은 간장은 생으로 먹거나 무침, 냉국 등에 쓰기 좋고, 대두로 담근 진한 색 간장은 국 끓일 때나 조림 요리를 할 때 좋다고 한다. 간장은 오래 묵힐수록 맛과 색이 순해지는데, 특히 쥐눈이콩 간장은 일반 간장보다 짠맛이 덜해 사용하기에 부담이 없다.

     

    외국에서도 인증 받은 우리네 장맛

    가을향기 농장의 장은 우리나라에서 장류로는 최초로 유기농 인증을 받았을 뿐 아니라 미국 유기농 인증인 USDA와 유럽 유기농 인증인 유로 인증까지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유기농 인증을 받으려면 원재료의 90% 이상을 유기농 인증을 받은 것으로 사용하고, 2개월에 걸쳐 잔류 농약과 수질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거쳐야 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 그런 만큼 외국 식품이 다른 나라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기란 무척이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 인증 절차가 까다로운 것은 물론이고, 매년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들어가는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인증을 받은 까닭은 우리 전통 된장의 우수성을 외국에도 알리겠다는 자존심 때문이었다. "시작은 유럽의 한 유기농 회사 대표가 일본 미소에 이어 고려인의 된장을 먹고는 그 맛에 반해, 원조인 한국 된장 맛을 보고 싶다고 한 것에서였어요. 그 회사 직원이 직접 농장을 찾아왔는데, 곰팡이 핀 메주를 보고는 곰팡이 핀 치즈처럼 이게 제대로 된 장이라며 자기네 나라로 가져가고 싶다했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인증보다는 유로 인증을 받아달라 부탁하더라고요.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은 아니었지만, 이건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 생각해 결국 외국에서도 유기농 인증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장의 우수성을 안팎으로 증명하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가을향기 농장의 장은 많은 곳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추수나 포장 같은 몇몇 과정을 제외하고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데다, 대부분의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해 많은 양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 또 규격화된 것이 아니라 장이 익어가는 상태를 사람이 가늠해 판단하는 것이라 맛이 일정치 않다. 포도의 작황이나 기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와인처럼, 장 역시 콩 농사와 장을 숙성시키는 정도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지난해와 같이 장마가 길어지는 때는 콩 수확량이 줄어 원재료 값을 감당하기 버겁기도 하다. "공장에서 띄우는 메주는 황국균이라는 균 하나만 넣어 맛이 일정할 수 있지만, 황토방에서 재래식으로 띄우는 메주는 많이 띄워지는 게 있고 덜 띄워지는 게 있어서 맛을 일정하게 맞추기 어려워요. 육안으로 구분해 둘을 적당히 섞기는 하지만 맛의 차이가 약간씩을 있을 수밖에 없죠." 하지만 주인은 좋은 콩을 길러 재래 방식으로 장을 만드는 것만큼은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한다. 처음 농사를 지을 때부터 고수해온 '질 좋은 유기농 제품을 만드는 것이 농가와 농업을 살리는 일'이라는 철학과 신념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 농장 앞마당에 한가득 놓인 4백여 개의 장독. 그 안에서는 주인의 살뜰한 보살핌 속에 유기농 콩으로 만든 장들이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

     

    # 가을향기 농장에서는 노란 콩과 쥐눈이콩으로 메주를 밎는데, 일일이 사람 손을 거치는 재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 메주콩만 유기농을 쓰는 것이 아니라 숙성시킬 때 쓰는 볏짚 역시 유기농으로 벼농사를 지은 곳의 것만을 사용한다.

     

    # 달짝지근하면서 짭조름한 맛이 일품인 쌈장. 식생활소통연구가 안은금주는 이 쌈장이 외국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명품이라고 설명했다.

     

    # 유기농 장 구입 루트

     유기농으로 만든 가을향기의 장류는 가을향기 농장(031-774-3224 / www.62jang.com)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출처 : 레몬트리 2011년 4월호


    기획 - 오영제 기자

    사진 - 임익순(sb1)
    도움 - 안은금주(식생활소통연구가)

    진행 - 컬리너리 투어, 빅팜컴퍼니

     

     

     

     

    빅팜컴퍼니()

    www.big-farm.com /02-446-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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