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강원도 출신, 국내산 유럽 채소를 만나다' _ 안은금주의 컬리너리 투어
    Media/레몬트리 컬리너리 투어 2016. 5. 25. 09:06

    강원도 출신, 국내산 유럽 채소를 만나다

     

    사람 키만큼 쭉 뻗어 오른 아스파라거스, 꽃처럼 봉오리를 틔우며 자라는 아티초크. 말간 빛깔을 잎에 머금은 엔다이브... 생경한 모양 때문인지 유럽 채소들이 자라는 농장은 대나무 숲 가기도 하고 꽃을 심어놓은 정원 같기도 하다. 수입산이 아닌 강원도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로컬푸드' 유럽 채소를 만나다

     

     

     

     

    강원도 속 유럽 농장

    강원도 화촌면 산골짜기에 위치한 우보농산. 이곳에는, 네덜란드 등 유럽 각지에서 건너온 20여 종의 채소가 자라고 있다. 요즘에야 레스토랑이나 마트에서 유럽 채소들을 흔히 볼 수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아스파라거스, 엔다이브, 샬롯 등은 이름만 들어서는 모양을 짐작하기 어려운 생소한 채소였다. 그런데 농장 주인 설동준 씨는 무려 26년 전부터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했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은 리크나 펜넬, 셀러리악, 포블라노 페퍼 같은 새로운 품종까지 기르고 있다니 채소계의 얼리어댑터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에는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1천여 평 밭에 아스파라거스 농사만 지었어요. 그런데 호텔 셰프나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셰프들, 또 고향의 요리를 그리워하는 외국인들이 찾아와 이것도 구해달라, 저것도 심어달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하나씩 늘리다 보니 종류가 이렇게 늘었지요. "아스파라거스가 익숙해진 것은 불과 10년 안팎의 일. 때문에 초창기엔 판매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중도매인들이 아스파라거스가 무엇인지 몰라 가락시장에 내놓아도 거래 자체가 되지 않았고, 아스파라거스로만 색을 낸 냉면을 출시해 기껏 판매를 부탁한 식당에서는 손님들이 아스파라거스가 무어냐 묻는 통에 귀찮아 못 팔겠다며 다시 가져가라 퇴짜를 놓았다는 것. 하지만 적자를 감내하며 꾸준히 재배해 힘쓴 덕에 아스파라거스는 파프리카나 브로콜리가 그렇듯, 우리 식탁에 익숙하게 오르는 채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우보농산에 아스파라거스를 주문하면 펜넬이나 주키니 한두 개를 덤으로 끼워주는데, 이 역시 지금은 낯선 채소들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한 농장 주인의 노력이다. 덕분에 우리 식탁에 수입산이 아니라 유기농으로 재배한 로컬푸드 유럽 채소가 오를 수 있게 되었으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스파라거스가 자라는 풍경

    마트에 진열된 모양만 보았지 아스파라거스가 자라는 모습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농장에 도착하기 전 그 모습이 퍽 궁금했다. 줄기가 한 뼘 정도 자라면 어린순을 가로채 수확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에 땅 위로 삐죽이 자란 아스파라거스 모습 정도를 상상했던 터였다. 하지만 막상 찾은 농장은 대나무 밭어럼 울창하게 우거져 있었다. 아스파라거스가 이렇게까지 길게 자랄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 본래 아스파라거스는 봄에 수확하는 것인데, 봄 수확이 끝난 후 줄기를 키우며 억제 제배를 하면 길이가 사람 어깨 높이에 다다를 만큼 자란다. 그러면 다시 아래에서부터 새순이 올라오는데 이렇게 재배하면 가을까지 수확이 가능하다고. 이는 농장 주인이 오랜 시간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하며 체득한 기술로, 그 덕에 봄뿐 아니라 가을까지 우리 땅에서 자라는 아스파라거스를 맛볼 수 있다.

     

    농장에서 자라는 유럽 출신 채소들

    엔다이브는 요즘 레스토랑에서 아스파라거스만큼이나 흔히 쓰는 채소다. 배추속대처럼 생긴 모양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아삭하게 씹히는 느낌이 좋아 유럽에서는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셀러리악, 라디치오, 리크 등은 외국 요리책에서나 보았지 여전히 어떻게 조리하는지 생소한 채소. 둥글고 흰 잎과 붉은 이파리가 조화를 이루는 라디치오는 주로 샐러드에 넣는데, 모양이 예뻐 눈으로 먹는 채소라고도 불린다. 유럽산 파 리크는 풋마늘과 같은 풍미를 내 스튜나 수프에 넣어 먹는다. 셀러리악은 뿌리 부분이 비대한 셀러리의 한 품종으로, 울퉁불퉁 못생겼지만 모양과 달리 맛이 좋아 찌거나 구워 메인 요리로 먹거나 수프, 캐서롤 요리에도 사용한다. 대부분 지금은 낯설게 느껴져도 머지않아 우리 식탁에 자연스레 오르게 될 것들이니 눈여겨보시길. 그래서 농장을 한 바퀴 돌며 재미있는 외국 채소들을 구경하고 수확된 채소들을 한자리에 모아보았다.

     

    1. 아티초크 : 브로콜리나 콜리플라워처럼 꽃 봉오리를 먹는 꽃 채소.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겨울이 따뜻한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 재배된다. 껍질의 대부분을 절반 이상 잘라내고 먹는데, 식용으로 쓰이는 부위는 전분질이 풍부해 고구마와 무 중간 정도의 맛이 난다. 잎부위는 뛰어난 항산화 효과를 내는 시나린 성분이 들어 있으며 단맛을 내고 수용성 식물섬유가 풍부하다.

     

    2. 펜넬 : 흡사 심장처럼 생긴 펜넬은 영양분이 비대하게 자란 줄기를 먹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샐러드나 찜, 수프, 볶음 요리에 다양하게 사용하는데 특히 생선과 육류의 기름기와 잡냄새를 없애는 역할을 하며 요리에 풍미를 더한다. 동양에서는 회향이라 불리며 씨앗과 열매를 약용으로 쓰기도 했다.

     

    3. 아스파라거스 : 숙취와 피로 회복에 효과적인 아스파라긴산은 콩나물 뿌리에 많이 들었다 알려져있지만, 사실 아스파라거스가 원조다. 이름 역시 아스파라거스에서 유래된 것. 아스파라거스 한 줄기에는 콩나물 4kg과 같은 양의 아스파라긴산이 들어 있다. 동의보감 등의  한의학 서적에서도 천문동이라 하여 이뇨 작용과 통풍에 좋은 약재로 소개되어 있다.

     

     

     

     

     

     

    출처레몬트리 2013 7월호

     

    기획 - 오영제 기자

    사진이과용(RAUM Studio)

     

    안은금주(식생활소통연구가) - 좋은 식재료가 나는 산지를 소개하고, 농장으로의 여행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빅팜'의 대표이자 한국 컬리너리 투어리즘협회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레몬트리는 그녀와 함께 건강하고 좋은 먹거리를 찾아 떠나는 식문화 여행, 컬리너리 투어를 선보인다.

     

     

     

    빅팜컴퍼니()

    www.big-farm.com /02-446-5034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