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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개가 풍년인 거제도에 가다" _ 안은금주의 컬리너리 투어
    Media/레몬트리 컬리너리 투어 2016. 5. 3. 17:48

     조개가 풍년인 거제도에 가다

     

    깊은 바다에서 건져 올리고, 넓은 갯벌에서 캐 올리고 지금 거제도에는 조개가 풍년이다. 싱싱한 바다의 맛을 그대로 머금은 제철 조개 잡으러 떠난 여행.

     

     

     

     

     

     

     

    조개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요, 갯벌로 갈까요

    우리나라에서 제주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는 외도, 장사도, 매물도, 해금강 등 풍부한 볼거리 덕에 사계절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에 더해 거제에는 봄철이면 꼭 맛보아야 할 것이 있는데, 산란기를 앞둔 조개가 그것이다. 3~5월은 1년 중 조개가 가장 맛있는 때로, 겨우내 살이 통통하게 오른 조개는 차지게 씹히고 맛 또한 달다. 더욱이 거제는 오염되지 않은 청정 바다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깨끗한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며 바닷물을 먹고 자란 조개는 맛도 맛이지만 영양가가 높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같은 남해 바다라도 동쪽에 가까운지, 서쪽에 가까운지에 따라 잡히는 조개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 우리나라에 세로로 금을 그어 동쪽에 위치한 바다는 수심이 깊어 개조개, 우럭왕조개, 가리비, 바지락같이 모래와 자갈에서 나는 조개가 살고, 조류가 완만해 뻘이 형성된 서쪽에서는 키조개, 새조개, 꼬막 등 진흙밭에서 나는 조개가 서식한다.

     

    칠천도 옥계마을의 조개 5총사

    거제 속의 또 다른 섬인 칠천도. 칠천도는 거제를 이루는 여러 개의 섬 중 가장 큰 섬이다. 칠천도에 대해 몰랐다면, 지금 숨은 보석을 발견한 것! 칠천도에 위치한 옥계마을은 아름다운 코발트빛 바다가 있는 청정 지역으로 섬에서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낭만적인 곳이다. 바다가 어찌나 맑은지 들여다보고 있으면 바닥에 불가사리부터 치어까지 생생하게 보일 정도. 그런데 이 아름다운 바다가 반으로 쩍 갈라지는 때가 있다. 1년에 다섯 번, 바닷물이 빠지고 길이 100m, 폭 50m 가량의 갯벌이 드러나는 일명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데, 이때에 갯벌에 온갖 조개가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바닥을 뒤져 그저 조개를 줍기만 하면 된다.

     

    조개잡이 남편과 요리하는 아내가 운영하는 바다식당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에 위치한 옥계마을. 이곳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조개 맛집은 '하청수산'이라는 작은 식당이다. 이곳은 도축한 고기를 팔며 식당을 겸하는 정육식당처럼 남편이 잠수해 건져 올린 조개를 판매도 하고, 아내가 식당에서 요리도 하는 곳이다. 한마디로 정육식당의 바다판인 셈. 잠수분인 남편 이정일 씨는 수심 40m까지 들어가 조개를 캐는데, 깊은 바다에서 조개를 건져 올리는 일은 생각보다 고된 작업니다. 몸이 물에 잠기도록 허리와 등에 35kg의 추를 짊어지고, 머리에 단 전등 하나에 의지해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바닷속을 헤쳐나가야 하는 것. 심해의 조개밭에 다다르면 강한 물이 분사되는 총을 쏘아 진흙을 헤친 후 조개를 잡아 올리는데, 작업은 산소 호스 한 줄에 의지해 장장 1시간가량 이어진다. 이렇게 6차례 물속을 드나드는 동안 배 위에서 선장은 잠수부의 생명 줄인 산소 호스가 꼬이지 않게 줄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세상에 고되지 않은 일이 있겠냐마는 한 시간을 깜깜한 바닷속에서 산소 호스 하나에 의지해 일하는 작업은 무척이나 외롭고 힘든 일이 아닐까. 하청수산에서는 그가 잡은 조개를 택배로 부쳐주기도 하는데, 직접 작업하는 모습을 봐서인지 힘들여 잡은 조개를 편히 먹을 수 있는 게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싱싱한 거제 바다 머금은 조개를 맛보다

    칠천도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개조개는 양식을 할 수 없고 100% 자연산으로만 만날 수 있는 조개다. 가리비, 바지락, 꼬막은 알아도 개조개는 처음. 한눈에도 구분할 수 있을 만큼 껍데기가 크고 묵직한데 바다에서 갓 잡은 조개를 가늘게 썰어 먹는 조개회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먹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할 길이 없는 신선한 바다 향이 나 아무 양념 없이 그냥 찌거나 탕을 해 먹어도 맛있다. 거제도 개조개는 껍데기가 하얀 편이라 국을 끓이면 다른 양념이 필요 없고, 무를 먹기 좋은 크기고 채 썰어 놓고, 청홍고추와 소금으로 간만 맞추면 속이 확 풀리는 개운한 조개탕이 완성된다. 조개 중에 맛이 가장 좋은 왕우럭조개는 각종 채소와 함께 드레싱만 살짝 뿌려 샐러드로 먹으면 좋다. 골뱅이무침처럼 초무침을 해도 좋은데, 무척이나 폭신하고 부드럽게 씹히기 때문에 골뱅이와는 전혀 다른 매력적인 맛이 난다. 한 가지 팁을 더하면, 본래 거제에서는 오래전부터 관자 같은 조개의 속살뿐 아니라 날개와 꼭지까지 먹었다. 꾸덕꾸덕하게 말리면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데, 이는 조림으로 먹어도 좋고 잘게 다녀 전으로 부쳐 먹으면 글너 별미가 없다.

     

     

    # 식생활소통연구가 안은금주는 산란기가 지난 후에 조갯살이 질겨지기 때문에 지금이 부드럽고 쫀득하게 씹히는 조개를 맛볼 수 있는 적기라고 한다.

     

    # 바닷길이 열린 칠천도, 이곳에는 1년에 다섯 번 정도 바다의 바닥이 드러난다. 옥계마을에서는 이를 마을 축제로 만들어 일정 금액의 입장료를 내고 1인당 10kg까지 채취할 수 있는 바지락&개조개 채취 행사를 열고 있다.

     

    # 조개 배들은 수온이 찬 겨울이면 수심이 얕은 하청면 일대에서 조개를 잡고, 여름이면 거가대교 부근까지 나간 심해에서 조개를 잡는다.

     

    # 거제도에서는 자갈에서 자라는 조개와 진흙에서 자라는 조개를 모두 만날 수 있다.

     

    #키조개는 관자가 특히 인기가 많지만 현지에서는 내장만 손질해 버리고 관자, 꼭지, 날개를 모두 먹는다. 쫄깃한 맛이 일품인 날개와 꼭지는 초장을 바르고 하루 정도 꾸덕꾸덕하게 말리면 간식이나 술안주로 그만인 매운 포가 된다.

     

    # 조개 중에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진 왕우럭조개. 살짝 데쳐 생으로 먹으면 맛있는데, 맹물에 삶으면 비린내가 날 수 있으니 바지락 삶은 물에 삶은 뒤 바로 내수에 담갔다가 껍질을 깐다.

     

    # 가리비는 쉽게 죽고 상한다. 때문에 신선한 것을 먹기 어렵지만, 그만큼 갓 잡은 가리비를 먹었을 때의 감동은 더 크다. 껍데기에 광택이 있고 파르스름한 빛을 내는 것을 골는 것이 요령으로 보드라우면서도 쫄깃한 맛을 낸다.

     

    # 개조개는 모시조개와 비슷하지만 훨씬 크고 맛이 좋다. 크다 해서 대합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정확한 명칭은 아니라고. 개조개를 구입할 때는 입을 꽉 다물고 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

     

    #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건져 올린 조개는 필수아미노산과 타우린이 풍부해 봄철 입맛을 되찾아준다.

     

    # 문의) 055-636-7578

     

     

     

     

    출처 : 레몬트리 2012년 4월호


    기획 - 오영제 기자

    사진 - 이과용(RAUM Studio)

    안은금주(식생활소통연구가) - 좋은 식재료가 나는 산지를 소개하고, 농장으로의 여행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빅팜'의 대표이자 한국 컬리너리 투어리즘협회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레몬트리는 그녀와 함께 건강하고 좋은 먹거리를 찾아 떠나는 식문화 여행, 컬리너리 투어를 선보인다.

     

     

     

     

    빅팜컴퍼니()

    www.big-farm.com /02-446-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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